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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Essay

인간, 자연, 그리고...




네번째 찾은 대관령 삼양목장...

처음 찾았던 것이 2002년도였으니, 올해는 처음 갔던 후로 8년이나 지난 터였다.

올해는 재작년에 갔던 때랑은 또 다르게, 동해전망대에서부터 휴게소까지 나무판으로 이어진 산책로가 있었다.
간간히 쌓여있는 눈탓에 끝까지 산책로로 내려오지는 못했지만, 대관령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상쾌함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코스였다.

처음 찾았을때만 해도, 축사에 늘어진 2m 짜리 고드름을 보면서 자연과 어울려 있는 드 넓은 능선에
감탄을 했었더랬는데... 몇 년전부터는 능선에 세워진 엄청난 풍력발전기들을 보면서 또 다른 감탄을 하게되었다.

2006년에 준공되어, 연간 24만 4400MWh를 강릉시에 공급하고 있다는 49기의 풍력발전기.
강릉시의 절반에 해당하는 5만가구가 1년내내 이 풍력발전기에서 공급하는 전기로 생활이 가능하단다.
발전용량으로 따지면 소양강댐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며, 단일 풍력단지로는 세계 15위의 규모란다.
대관령삼양목장 주변에는 이 49기외에도 4기의 풍력발전기가 더 있어 총 53기의 풍력발전기가
1년 4계절 가동중이다.

화력발전이나 수력발전에 비하면, 풍력발전은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전력을 생산하는 훨씬 좋은 방법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매끈했던 대관령 능선이, 몇년 사이에 인간을 위해 돌고있는 바람개비들로 빼꼭히 채워진 것을 보니,
왠지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세계 3대폭포 중 하나인 아프리카의 빅토리아 폭포를 본적이있다.

일본 사진가가 세계 100대 폭포를 사진으로 담기위해, 세계각지로 돌아다니면서 촬영하는 모습을 담은 다큐였다.
빅토리아 폭포는 아프리카를 흐르는 잠베지강이 1.5km의 너비로 100mm가량의 낙차를 가지고 떨어지는
폭포로 유명했지만, 이 다큐에서는 그 위상이 온데간데 없어진 터였다.

바로, 강의 일부 물줄기를 돌려 댐으로 보냈기 때문이란다. 댐으로 흘러간 물은 아프리카 주민들의 생활용수와
전력생산에 쓰인다고 한다. 그 때문에 1.5km에 달했던 폭포의 폭은 고작 수십m~ 수백m 짜리의 가녀린 폭포들이
군데 군데 흐르는 상태로 바뀌어 있었다.

인간들이 삶을 영유하기 위하여, 자연에 손을 빌린 결과였다.

풍력발전에 쓰이는 저 바람개비들이야 한번 설치된 이후에는 환경에 다른 부작용을 주지 않으니,
어쩔수 없이 우리가 자연에서 얻어 써야만 하는 상활이라면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결국은 인간을 위해 돌아가고 있는 바람개비의 회전이 마냥 이뻐보이지만은 않은 이유일 것이다.

사진속 풍력발전기들의 높이는 날개까지 포함해서 125m에 달한다.
온라인에서 이 발전기가 찍힌 사진들을 접했을때만 해도, 그 규모가 와 닿지 않았던 터라,
그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사진을 찍고자 바람개비의 규모와 대조되는 사람을 프레임에 함께 넣었다.
더불어, 마냥 이쁜 풍경으로만 보이는 풍경에 송전탑을 함께 프레임하는 것으로
내가 느낀 이곳의 느낌을 마무리했다.


글/사진 by 쑤굴 (http://goodphoto.kr)


Picture with 'SONY a550 + Tamron 18-250 > RAW retouching by Adobe Light Room(톤보정) > Photoshop Res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