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어떻게 완성할 것인가? - 사진을 잘 찍는 지름길

사진을 잘찍는다 싶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잘찍을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하면
대부분의 고수들은 많이 보고, 많이 찍으세요라는 답변을 많이한다.

옳은 이야기다.

사진을 배우는 사람들에게 '잘 찍은 사진'이란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만한 보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 찍은 사진이 꼭 작품사진과 일맥상통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대체적으로 누가 보기에도 와닿는 사진이라면 우리들은 그 사진에 호감을 느끼게 된다.

많이 본다는 것은 이런 보편적인 것을 몸소 체득하는 시간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시간을 거치면서 보편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각과 감각을 익히게 되고,
자신만의 느낌으로 사진을 담아낼수 있는 단계에 오르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많이 찍는다는 것은 머리속에 맴도는 느낌을 실습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본 것이 많은 사람이라면, 자신의 결과물을 머리속에 남아있던 '잘 찍은 사진'들과 바로 비교가
가능하며,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사진에서 부족한 부분과 더 표현해야 하는 것들을 찾게된다.

사진을 배우는 과정중에, 노출이나, 구도, 기타 기본지식이라 할수 있는 촬영이론들만 나열된
책자를 잔뜩 읽고나서는 왜 자신의 사진이 부족한 지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 답을 찾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런 경우의 대부분은 남의 사진들을 보지 못한 결과이고, 사진을 찍을 때 무엇을 찍을지,
어떻게 표현할지, 원하는 최종 결과물은 어떤 것인지...를 고민하지 않고 촬영지식에만
몰두한 결과라 할것이다.

그러면, 많이 보고 많이 찍는것만으로 '잘 찍은 사진'을 만들 수 있을까?
물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사진의 질은 높아질 것이지만, 좀더 지름길이 있다.
많이 보고 많이 찍되, 생각하며 찍는 것이다.

지금이야, 디지털카메라 세상이 되었기 때문에 찍으면 찍을수록 본전 뽑는 상황이 되었지만,
필름 카메라를 써본 사람들이라면... 한장 한장 아무렇게나 막샷으로 날릴 수 없었다는 것을
기억할것이다.

전문 사진가나 상업적인 촬영가가 아닌 아마추어들에게, 필름과 현상, 인화의 과정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하루 촬영나가서 필름 두서너통 쓰는것도 힘들게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한장을 찍을 때 신중할 수 밖에 없었고... 지금처럼 재미삼아 연사놀이를
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도 없었다.

생각하며 찍는다는 것은 디지털시대에도 필요한 촬영습관이며,
생각하며 찍는다는 것은 노출이나 화밸과 같은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무엇을 찍을지, 어떻게 표현할지,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위해,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복합적으로 고민해보는 시간이 바로 생각하는 과정이다.

사진을 찍으려면 부지런해야 한다는 말이있다.
남보다 더 일찍일어나야 더 아름다운 빛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남보다 더 부지런히 움직이고 관찰해야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고 찍을 수있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촬영을 다녀와서, 다른 사람이 찍어온 사진에 놀랐던 경험이 있는가?

왜 나는 저것을 보지 못했을까? 왜 나는 저 생각을 못했을까? 왜 저런 사진을 찍지 못했을까?

촬영하기 전에 '생각의 과정'이 부족했던 것은 아니었을지 뒤돌아 봐야 할 것이다.

사진은 몇 년전에 남양주에 있는 묘적사라는 사찰에서 찍은 사진과 그 사진을 찍기 위해
고민했던 생각의 과정이 담긴 나머지 사진들이다.

초록빛의 작고 아담한 연못이 있었고, 부들강아지가 연못가에 병풍처럼 둘려져 한층 초록빛을
더하고 있었다. 연못속에는 비단잉어들이 노니는 와중에, 연못 한 쪽에 놓여진 불상의 시선이
물속을 향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인지하기 위해, 난 연못을 몇 바퀴나 돌기도 했고 한참을 앉아 물끄러미 연못을
바라보기도 했다. 그리곤, 불상이 시선과 연못속의 잉어가 만들어내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생각이 나, 원하는 느낌의 사진이 찍힐때까지 많은 컷을 눌렀던 기억이난다.

지금은 묘적사의 아담한 연못을 수리한 까닭에 올린 사진처럼 담을 수는 없어졌지만...
지금도 나는 그때 연못에서 느꼈던 아름다움을 이 사진을 보면서 기억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