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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Essay

[후기] 너무나 유명한 양수리 두물머리 나홀로 촬영기 - A900

오늘은 구백이에 대한 체험기가 아니라, 촬영에세이 정도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원래는 체험 단 하면서 구백이 정보들로만 글을 쓰려고 했었는데 이렇게 가끔은 제가 가진 노하우를 올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글을 써봅니다. 말은 촬영후기라지만, A900과 함께한 촬영이기에 구백이 사용 노하우도 일부 다루게 될 것 같네요.

안내해드릴 장소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양수리 두물머리라는 장소입니다. 너무나 유명해진 곳이기에 따로 설명드릴 것도 없는 곳이지만, 촬영을 하면서 다른 분들이 놓치고 계시는 것들을 보고 안타까운 생각에 이런 글을 써볼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그럼~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사진을 시작한 이후로 저에게 양수리는 벌써 수십 번은 다녀왔던 그런 장소입니다. 이제는 많은 분들이 ‘두물머리’라는 장소를 알고 계시지만, 십 년 전만 해도 새벽녘에 그곳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은 별로 없었더랬죠. 양수리에는 두물머리 외에도 연 밭이 잘 조성되어 있기에, 꽃을 좋아하는 제게는 무척 매력적인 장소랍니다. 더군다나, 요즘에는 주변에 공원도 생겼고, 세미원이라는 정원도 생겨서 예전보다도 더욱 촬영거리가 많아졌습니다.

우선 촬영을 가기 전에 촬영 날의 날씨와 일출각, 일출시간을 확인합니다. 양수리 두물머리에 가면 산 능선으로 떠오르는 일출을 담을 수 있는데요, 날씨가 좋아야 일출도 찍을 수 있고, 해 뜨는 시간과 방향을 알아야 촬영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날씨는 기상청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해 뜨는 방향과 시간은 천문연구원에서 확인을 해야 합니다. 확인해보니, 날씨는 맑고 7시 5분에 해가 뜬다고 나오네요.


와이프와 아이가 잠을 자고 이른 새벽에 장비를 꾸리고 양수리로 차를 몰았습니다. 시간은 6시30분. 집이 잠실이라 두물머리까지 가는 데는 30분이면 충분합니다. 도착해서 차를 주차시키고 나니 6시 55분이 되었네요. 과속하지는 않았구요 ^^, 외곽 순환고속도로를 타고 간 터라 좀 빨리 도착 할 수 있었습니다.

주차장 팁 : 두물머리에는 예전부터 나루터 앞에 차를 델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관광객이 많아진 터라, 유료주차장을 만들어 놨죠. 요금은 2000원 인데, 유료주차장 지나 바로 왼쪽으로 돌면 예전처럼 공터에 차를 델 수 있긴 합니다만, 자리가 좁아 일찍 가시게 되면 이용하시고, 아니면 유료주차장을 이용하세요. 유료 주차장 이용하시기 싫으신 분들은 두물머리 가기 전 500m 앞에 공영주차장도 있습니다. 물론 무료이구요, 산책로를 따라 두물머리 까지 가실 수 있답니다.


도착해보니 벌써 많은 분들이 와 계시더군요. 예전과 달리 정말 사진 하는 분들이 정말 많아진 것 같습니다. 동호회에서 촬영들을 오셨는데, 젊은 분들도 많고, 의외로 아버님 뻘 되시는 분들도 동호회로 단체 촬영을 오셨네요. 그래도 저 하나쯤은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삼각대를 피고 일출을 기다립니다.

산 능선이 유독 붉어지면서 해님이 삐줏 하게 얼굴을 내밀기 시작합니다. 많은 분들이 촬영을 시작하시는 군요. 저도 물려진 70-200G의 줌 링을 돌려가면서 다양한 구성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해가 산 능선위로 올라가는 데는 몇 분 걸리지 않기 때문에, 열심히 프레임도 바꾸고, 바디 설정도 바꿔 가면서 이런 저런 조합으로 촬영을 해봅니다. 일출 시 노출은 보통 중앙 중점으로 해 주변 하늘을 측정하면 대략 맞아 떨어집니다만, 적정 노출이 항상 좋은 사진은 아니기에 노출도 바꿔봅니다.

A900에는 일출촬영에 적용시킬수 있는 Sunset이라는 MyStyle모드가 있습니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Sunset으로 찍으면 붉은 기운이 너무 과하게 표현되기 때문에, Standard모드에서 WB을 캘빈값 지정하는 방법으로 사용하는 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동일시간대에 Standard 스타일(위)과 Sunset 스타일(아래)로 촬영한 사진.


A900의 경우 대부분의 경우 X-FINE JPEG로 촬영하게 되므로, My Style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불어 MyStyle에 의한 사진의 느낌 변화와 WB과 파라미터 변경에 의한 느낌변화를 이해한다면, A900으로 보다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으실 겁니다.

해가  산능선으로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7시11분42초)


해가 완전히 떠오른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습니다. 대략 10분이면 끝이나죠. 그렇기에 짧은 시간안에 다양한 프레임의 사진을 찍기위해서는 본인의 카메라에 대한 작동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가능합니다. A900의 경우는 메뉴구성이 그리 복잡하지 않아 촬영시 설정을 신속하게 바꾸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이날 테스트할겸 투바디(D700과 A900)를 동시에 운영했습니다만, D700사진은 다음 기회에 올려보겠습니다. 괜히 비교기로 논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요. 아래의 사진은 Sunset Style에 WB 수동설정으로 촬영한 사진들입니다. 짧은 일출촬영의 다양한 프레임 구성예

MyStyle중에 Vivid를 확인해보기 위한 사진입니다. 제 생각엔 Vivid Style이 채도를 높게 표현해주니까, WB을 수동지정하고 Vivid를 쓰면 Sunset과 같은 효과가 날거라 생각해서 촬영해봤습니다. 위는 Vivid로 촬영, 아래는 Standard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Vivid촬영은 Sunset Style보다도 더 오버스럽게 표현이 되었습니다. 역시나 취향은 개인마다 틀리기에 어느 쪽이 더 좋다라고는 할 수 없겠네요.

일출시 노출은 중앙부 중점측광으로 해 주위의 붉은 하늘을 기준으로 측광하면 대략 맞아 떨어집니다. 하지만, 사진이라는게 정확한 노출이 항상 좋은 사진일 수는 없는 까닭에 노출을 달리 찍어봅니다. 요즘에는 Digital Camera덕분에 LCD로 찍은 사진 바로 보면서 노출확인 할 수 있어 무척 편하다는 장점을 적극 이용해보세요. 노출의 가감에 따라 동일한 사진도 많이 다르게 표현됩니다. 그리고, A900의 노출보정관련해서 잠깐 언급을 해야 겠습니다. 제가 A900을 쓰면서 가장 편하다고 생각하는 점 중 하나가 바로 노출보정입니다. 노출보정을 다이얼에 지정해 놓으면, 앞 다이얼로는 조리개수치를 가변시키고, 뒷 다이얼로는 바로 노출보정을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노출가감을 쉽게 할수 있으므로 신속한 촬영이 가능하더군요.


어느덧 해가 산 위로 한참 떠올라 주변이 환하게 밝아졌습니다. 촬영 오셨던 분들 대부분이 짐을 싸시는 군요. 아쉽게도 먼저 가시는 분들은 주변에 펼쳐지고 있는 다른 멋진 풍경들을 보질 못하고 계셨습니다. 저 앞에 보이는 오리가 아침 햇살 받으며 멋지게 연출을 해주고 있고, 저 편 산자락에는 구름이 넘실 넘실 멋진 풍경을 만들어 주고 있는데,… 물에 비친 아침햇살은 영롱하니 얼마나 멋지고, 멀리 보이는 풍경은 물안개 덕에 몽롱하니 수채화 같은데… 바쁘셨나 봅니다. 아침들 드시러 철수하시는 걸 바라보며, 전 한참을 더 머물면서 사진을 찍어봅니다.

 물위로 삐죽나와있는 바위의 실루엣을 물결과 함께 찍어봤습니다. 


 아침햇살에 반짝이는 물결위로 오리가 나와 반겨주네요. 200mm망원으로 당겨 여백의 미를 살려봤습니다.

 오리가 없어도 반짝이는 물결만으로도 너무 아름답습니다.

 멀리보이는 산능선아래에는 물안개로 분위기가 달라 보입니다. 때 마침 지나가는 오리로 한편의 수묵화를 그려봅니다.

 반대편 하늘은 이미 파란 기운이 돌고 있습니다. 산자락에는 구름도 걸려있어 분위기를 더하고, 잔잔한 반영도 이뻐 보이네요.

 이제는 날이 완전히 밝았습니다. 촬영하러 왔던 팀들은 떠난지 오래고, 나들이 나온 관광객들이 오기 시작합니다.


사진은 많이 볼수록 실력도 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많이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지 않고 찍기만 하는 것은 자신의 작은 우물에 갇히는 되는 우를 범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만의 감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면서 배우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지요. 어느곳에 촬영을 가게 되면, 전 항상 검색을 해서 그곳에서 찍은 사진들을 찾아보곤 합니다. 생판 모르는 곳에가서 촬영포인트를 찾는 다는 것은 감각만으로는 되지도 않고, 더불어 그렇게 아낀 시간으로 자신만의 느낌을 담는 시간을 벌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물머리에서 촬영을 끝내고 따뜻한 모닥불을 쬐어 봅니다. 아직 새벽 기온은 꽤 쌀쌀한 탓에 두어 시간 동안 얼얼해졌던 손을 따뜻한 열기로 녹입니다. 대략 9시경… 이제 세미원으로 갈 차례입니다. 참고로 세미원에는 겨울철이라 별로 볼 거는 없습니다만, 집에서 나오기 전에 잠깐 보니 매화전시회를 한다고 하네요. 나중에 알았지만 매화전시회는 세미원이 아니라 건너편(두물머리쪽이죠. 쩝... 나중에 다시 돌아갔다는...)에 있는 석창원에서 하고 있었습니다. 세미원은 방문하기 전날까지는 예약을 해야만 입장이 허락되는 정원입니다.

겨울철에는 연꽃이 없는 터라, 자그마하게 마련된 온실에서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아직은 온실안에도 꽃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제 경우 온실처럼 한정된 장소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항상 빠른 걸음으로 한 바퀴를 돌면서 촬영소재를 찾아봅니다. 대략 이꽃과 저꽃... 그리고 요거... 그렇게 마음을 먹은 뒤에는 동선을 머리에 그리고, 촬영을 시작하죠. 이때 중요한 요소중 하나가 빛이 어느쪽에서 들어오냐인데, 햇살이 바로 비추는게 좋을수도 있고, 아니면 그림자지는게 더 좋을수도 있고 그렇습니다. 그때 그때 상황을 파악하면서 움직일 시간을 정하곤 하죠. 온실의 꽃이 많지도 않았고 햇살이 직광으로 비추지도 않아서 몇개를 골라 70-200G로 담아봤습니다. 유령의 경우 최단 촬영거리가 120cm이기 때문에 제한된 공간에서 꽃 촬영하기에는 힘이들었습니다만, 워낙에 장망원 마크로를 주력으로 써온터라 문제는 안되더군요.



세미원에서 나와 다시 석창원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석창원은 명상을 위한 장소로, 원래는 내부에서 사진촬영이 금지된 곳입니다만, 3월 15일까지는 매화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는 터라 사진촬영이 허용되고 있습니다. 꽃 사진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15일 이전에 석창원 다녀오시면 좋을 듯 합니다. 석창원에서 촬영한 매화사진으로 공모전이 있습니다만, 아직은 참가자 분들이 매우 적은 듯 하니 참고하세요.


 석창원은 아주 자그마한 온실이랍니다. 아름다운 매화를 보며 향기에 취할 수 있었습니다.


 석창원에는 매화외의 다른 구경거리도 있답니다.

 


새벽 6시 30분에 나가 12시에 석창원을 나올 때까지 열심히도 돌아다닌 것 같습니다. 간만에 움직인 촬영이라 그런지 사진이 고팠던 것인지, 3시간의 시간이 어떻게 간지도 모르게 흘러갔습니다.
사진을 하려면 부지런해야 한다는 말이 있죠. 많이 보고 느끼고, 더 부지런히 움직이고 많이 찍다 보면 내공은 자연스레 찾아올 거라 생각합니다. 내공이 별건가요~ ^^ 태어날 때부터 재능을 지닌 천재도 관심분야에 부단한 노력과 열정을 쏟았던 사람들 이기에… 오늘도 열심히 배우고 즐겨봅니다.

그럼 여러분들도 즐거운 사진 생활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