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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사용기]/SONY a900 (체험단)

[체험] 알파와의 인연 -2009.02.14 [A]

본격적으로 사진을 취미로 시작한지 어느덧 10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중학교 때 누이가 식물원에서 찍어온 양난 사진 한 장에 매료되어, 꽃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그 이후로 집에 있던 야시카 FX3는 내 차지가 되어버렸다. 벌써 20년 전의 일이다. 꽃이 좋아 고등학교 때는 ‘원예반’에서 클럽 활동을 했었고, 사진을 시작한 이후로도 꽃은 나의 주제이자 관심대상이었다. 꽃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찍어 나중에 다시 보아도 그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은 마음. 그뿐이다.

 

그렇게 시작한 사진생활이 지금까지도 내 생활의 즐거움을 제공해주고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라 할 만하다. 본격적인 사진활동은 2000년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 디지털카메라가 막 소개되기 시작할 무렵…… 그 때만 해도 디카 동호회는 ‘디지카’라는 모임 정도가 있었고, 여러 필카 동호회들이 온 오프라인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 중에, ‘어찌그리’라는 모임에 가입을 했고,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처음으로 나 자신을 위해 거금을 지출하게 되었다. 바로 필카 Minolta 707si와 Sony S50이라는 디지털 카메라. 본격적인 내 사진생활의 동반자들이었다.



Minolta 707si (처음 구입했던 필름 카메라)

미놀타라는 브랜드는 우리나라에서는 좀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은 소니에 흡수되어 전통을 이어가고 있지만, 미놀타는 카메라의 역사에 큰 기여를 한 회사이다. 특히나 전자제어적인 측면과 유저 인터페이스 적인 측면에서 확고 부동한 위치를 가진 회사였다. 브랜드가 사라지긴 했어도 미놀타를 써봤던 유저라면 707, 807 바디와 전자식 바디의 최고봉이라 할만한 a7, a9을 기억할 것이다.  벌써 10년 전에 사용했던 카메라이긴 하지만, 필름을 사용한다는 것만 제외하면, 지금 나오는 DSLR에 비해 부족함이 없을 정도의 카메라가 바로 707si였다. (미놀타카메라의 경우 판매지역에 따라, 미국에서는 Maxxum, 한국에서는 Dynax, 일본에서는 a뒤에 모델명을 붙혀 판매되었다.)


●  Sony S50 (처음 구입했던 디지털 카메라)

‘미션임파서블’이란 영화에서 코닥 디지털카메라가 잠깐 나온적이 있다. 톰 크루즈가 첩보활동을 하는 와중에 마이크로필름을 복사하는데 사용되었던 그 카메라…… 난 그 장면을 보고 사진에 대한 새로운 세상이 열린 거란 생각을 했었고, 얼마 있다가 고르고 골라 구입한 카메라가 200만 화소를 가진 S50이었다. 당시 구입금액만 100만원 정도가 들었으니, 월급을 다 털어서 구매한 터였지만, 회전액정과 동영상 지원이 된다는 점에서 꽃 사진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더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 시절에는 사람들이 내 S50을 카메라로 봐주지 않았다. 디지털 사진이 아직은 멀었다면서…

14일 알파 체험단 OT에 가서 Alpha 900을 처음 만지면서도, 그리 낯설지 않았던 것은 ‘내 사진의 시작이 미놀타와 소니였기 때문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